인터넷 , 웹 서비스 기획자들 중 가장 위험한 부류라면, 지식소매상 부류를 뽑고 싶다.
요즘 Twitter가 대세란다. facebook이 대세였던게 몇달전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SNS를 그렇게 이야기 하면서, 실제 한국에 있는 SNS에 대해서는 개념 정립이 약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몇몇 Article들을 인용하면서 논지를 전개한다.
실제 정책과 현황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부족해 보임에도, 대세와 트랜드라는 말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 이런 부류가 난 가장 위험한 서비스 기획자 부류라고 생각한다. 이미 스포일 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이런 부류와는 대화나 Fact에 대한 논쟁 조차 쉽지 않다. 판단이 아니라 믿음으로 밀어 붙이는 경향이 많다. 부드러운 태도로 대하지만, 태도가 중요한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태도가 효과적인 소통을 위한 진심이 아닌 관계용이면 할말 다한 거다. 대화를 해도 사실 한 것이 아니다. 상대가 만약 정책 결정자면 더 그렇다. 너는 짖어라. 그래봐야 내가 결정한다. 부드럽지만 결코 민주적이지 않은 것이다.
"좋은 것은 좋아 보인다. 하지만 좋은 것이 그들에게 좋은 것이지,
우리에게 좋은지는 따져 보기 전까지 우리에게도 좋다고 결론내면 안된다."
이것은 내가 trend follower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트랜드다. 이게 기획자의 입에서 나오면 자격 상실이다.
(물론, 익숙한 UI의 트랜드는 UX의 영역이므로 Pass)
토론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상대는 결론 내고 토론에 임하는 이들이다.
결론 내어 버리면 소통하기 힘들다. 결론 내기 전 보다 배로 노력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서비스 기획자들이 같이 일하는 서비스 기획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트랜드를 같이 분석하는 협업이 필요하다. 적어도 같은 그룹끼리는 트랜드에 대한 평가 수준이 유사해야 그 뒤의 일들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내가 트랜드에 좀 앞서기 때문에 논의를 리드해 버리면 그 알량한 지식 덕분에 본인이 우월하다고 판단하기 쉽다. 그렇게 되면 그때 부터는 상대를 발아래 두고 논의를 하게 된다. 딱. 지식 소매상의 태도이다.
이렇듯 트랜드 분석을 통한 즉 귀납적 사고를 통해 기획된 서비스는 언제나 불안하다. 호흡이 긴 인터넷 서비스 특징으로 봐도, 긴 싸움이라 장기적인 Vision과 안목이 없는 서비스는 조그만 충격에도 귀납적으로 세운 가야할 길을 잃어버리기 쉽다. (물론 이런 장기적인 Vision을 지식 소매상처럼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
귀납적인 사고를 통해서 만든 대표적인 서비스는 바로 트랜드에 의해 구축되는 서비스이다. (더 고약한 것은 어떤 트랜드에 의해서 감명받았음에도 그 트랜드를 통해서 어떤 감명을 받았는지 숨기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이야기를 몇번 해 보면 안다. 어떤 트랜드가 대세다. 그 트랜드를 따라서 왜 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면 나중에 작살난다. 그걸 왜 하는지 물어 보면 성찰의 깊이를 안다.
며칠전 후배가 서비스란 운영해 봐야 안다고 하면서 현재 기획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나의 우려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더라. 그러면서 작게 빨리 시작해 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원래 서비스는 작게 만들어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이 말에 대해서 즉답을 못했는데, 지면을 통해서 이야기하자면, 안되는 서비스는 열심히 만져도 조금되는 서비스가 되기도 힘들다. 애초에 제법 될 것이라고 확신해도 잘 되기 힘든 현재 상황 아닌가?
또한 작게 만드는 서비스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작다는 판단은 참 논의하기 힘든 주관적 판단 아닌가? 어떤 경우에라도 사용자들에게 명확하게 소구하는 포인트를 가지지 않는 서비스는 Next가 없다. 아무리 만져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
한국의 모든 산업 구조가 약하듯이 웹미디어 시장 역시 약하다. 시장이 작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떤 개념에 대한 책임있는 분석과 논의가 활발하지 않는 지적 인프라 역시 한몫 한다. 인프라를 통해서 사람이 길러져야 하는데, 인프라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상위 포털이 과점적 상황으로 가고 있고, 벤쳐와 이런 과점기업간의 임금 수준 차이로 인력시장이 매우 경직되어 있다. 노동 유연성이 없으므로, 각 회사들은 조직 정치가 난무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창의적이지 않은 조직 문화에도 불구하고, 과점 기업의 종사자들은 임금 차이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다. 기존의 사람들 역시 더욱 약해져 가고 있다. 벤쳐 붐으로 인해 좋은 사람들이 들어왔던 시기는 이미 지나버렸기에 장기적으로 그렇게 욕했던 신문,방송사들과 유사한 꼴로 갈 가능성이 많아졌다.
웹미디어는 매우 중요하다. 새삼스레 맥루한을 꺼내 이야기할 필요까지 없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작금의 한국 상황은 더욱 암울했을 것이다. IT 혁명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음악 산업에 IT가 좋건 나쁘건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산업 전반을 재편할 만큼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던지 IT가 미치는 영향을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 얼마전 웹툰으로 대변되는 만화 시장의 주목할 만한 움직임도 보였다. 정보, 뉴스, 컨텐츠, 커머스 앞으로 좀더 줄줄 갈 길만 남아 있어 보인다.
마지막 부분에서 샛길로 좀 빠졌는데 결론적으로, 저런 부류들, 정리하지 못하면 그 회사 망한다는 것이다. 아, 왜 가장 위험하냐면 트랜드 자체가 어떤 핵심을 가지고 있는데, 저런 부류들이 대부분 트랜드와 다른 기존의 핵심들을 흔들기 때문이다.
# by seavil | 2009/07/12 00:20 | 트랙백 | 덧글(2)